2024. 1. 29. 01:11ㆍ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벚꽃 결투) 1인용 TRPG
당신은 격전 끝에 멋지게 승리했다.
쿠도는 당신의 힘을 인정한 것인지 호쾌하게 웃었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린다.
「이만한 강자와 만난 건 처음이다」
당신은 쿠도와 몇 번 정도 말을 나눴다.
그는 무언가를 맹신하고 있으며, 냉정하고 위험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때에 적대할 일은 없을 것이다.
당신에겐 그런 느낌이 들었다.
쿠도는 당신에게 마음을 연 것 같다.
어디까지나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지 여전히 살기마저 느껴지지만.
그리고 쿠도는 예상외의 발언을 했다.
「넌 저 천막 속을 알고 싶은 거겠지?
숨겨야만 하는 건 아니다.
너라면 괜찮겠지.
하지만 만에 하나의 일이 생긴다면, … …
내 온 힘을 다해 죽이겠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당신을 천막으로 초대했다.
거대한 천막 안에는 칸막이로 가려진 구역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그 안으로 향해 갔다.
당신 역시 그 뒤를 따랐다.
당신은 전율한다.
거기엔 소녀가 잠들어 있었다.
주홍색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트린 채 양손과 양발에는 기묘한 장비를 찼다.
분명히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죽은 것처럼 잠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척은 너무나 두려웠다.
죽음. 그 단어를 실감한다.
공포 때문에 얼굴에서 눈을 돌린 당신은 전신의 장비에 주목했다.
그것은 구속구처럼도 보였지만, 오히려 그녀에게 힘을 부여해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장비에 새겨진 문양이 당신은 너무나 신경 쓰였다.
기억해 두자.
당신이 대강 그녀를 훑어보기를 마친 뒤, 쿠도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들 치즈나미의 백성은 몇 세대 전, 아득히 오랜 시대부터 그녀를 받들고 있다.
수개월 전, 그녀는 갑자기 눈을 떴다.
우리들은 그것을 무언가와 싸우기 위해서라고 받아들였다.
그래서 함께 싸우고자 우리들은 이 땅에 이르렀다」
당신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들이 침략자라면, 그건 이 여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그녀는 누구인가.
그렇게 묻는 당신에게 쿠도는 대답한다.
기분 탓일까.
그 음색에서는 쓸쓸함이 배어있었다.
「우리들은 그녀를 섬기기 위해 태어나고, 죽어간다. 거기에 이유는 없어.
…………하지만, 몇 세대 전, 천재지변으로 당시의 장이 죽었을 때, 그녀의 이름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장은 그것을 전하지 못했다.
이 장비에 새겨진 문양은 그녀의 이름인 듯하다.
만약 그 이름을 알게 되면 나에게 알려다오」
말을 아무리 나눠 봐도 위험한 광신자라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이 마지막 말에 대해선 그 자신의 진심처럼 느껴졌다.
그 뒤, 당신은 쿠도와 이별을 고하고 치즈나미 주둔지를 뒤로 했다.
그리고 유라와 합류하여 정보를 교환했다.
무언가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다시 정보를 공유한다.
그렇게 약속하고 그녀와는 헤어졌다.
신경 쓰이는 점이라면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미 당신의 인상에 남은 건 쿠도가 말한 장비의 문양이었다.
유감스럽게도 당신에게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건 분명 그 녀석이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어떤 인물을 떠올리며 걸음을 옮긴다.
이렇게 이야기는 『두 번째』 무대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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